화창한 하늘 아래

Epitaph by King Crimson

Music2006. 8. 30. 12:46

The wall ~~ on which the prophets wrote 로 시작되는 King Crimson의 Epitaph.


이 노래는 제목이 묘비명(묘비에 새겨진 글)이어서 그런지, Greg Lake의 읖조린 듯한 목소리로 첫 소절부터 무겁게 흘러나온다. 프로그레시브라고 하면 왠지 복잡하고 난해한 음악이라는 느낌을 접하게 된다. Yes, Pink Floyd, Genesis, King Crimson 등. 그렇지만 프로그레시브 그룹들은 그들 만의 실험정신, 진보적인 사운드, 독특한 개성, 음악적 에너지를 갖고 있다. 


그 중에서 King Crimson은 프로그레시브라는 음악을 완성도 높게 승화시킨 그룹이 아닐까 생각된다. King Crimson의 출발은 Michael Giles와 그의 동생인 Peter Giles, 그리고 Robert Fripp 이렇게 3인조 그룹이었다. Robert Fripp은 그룹의 가장 핵심이 되는 인물로 완벽주의자 였다고 한다. 그의 치밀하면서 세밀한 성격이 종종 멤버들 간의 불화도 일으키기도 했다. 그의 이러한 성격때문에 Ian McDonald 등 여러 쟁쟁한 뮤지션들이 이 그룹에 잠시 머물다 떠난 것 같다.



Epitaph은 King Crimson의 데뷰 앨범인 In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에 있는 곡이다. 1969년 앨범을 발매했을 당시 영국의 음악계는 충격적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단 한장의 앨범안에 비틀즈를 뛰어넘는 음악 구조와 기발한 실험적 아이디어가 번뜩인 앨범이라는 평을 받았다. 앨범 자켓 또한 상당한 자극적이다. 처음 이 앨범 자켓을 보았을 때 섬뜩하기도 했었다. 첫 곡인 '21st Century Schizoid Man'은 그들 라이브에서 항상 연주하는 곡이 되었고,  Epitaph은 대중적으로도 크게 성공하였다. 특히 Epitaph은 맬로트론의 효과와 투명한 어쿠스틱 사운드를 바탕으로 Greg Lake의 건조한 보컬이 어우러진 곡으로 약간은 Art Rock적인 사운드를 들려 준다.


이 앨범의 라인업은 Robert Fripp(기타), Ian McDonald(키보드, 멜로트론, 보컬), Greg Lake(베이스 기타, 리드 보컬), Michael Giles(드럼, 퍼커션, 보컬), Peter Sinfield(작사, 조명)이었다. 초창기 멤버 중 1명이었던 Peter Giles는 이미 떠난 상태였다. Epitaph의 가사는 Peter Sinfield의 작품이다. 그는 매우 시적이며 해석하기 난해한 가사를 쓰기로 유명했다.


첫 앨범 발매 후 King Crimson 멤버들의 탈퇴가 시작되었다. Greg Lake는 Keith Emerson과 같이 ELP를 결성하기 위해서 밴드를 떠나기로 결심했고,  Ian McDonald와 Michael Giles 역시 밴드를 떠나기로 마음을 먹게 된다. Robert Fripp의 독재적인 밴드분위기가 이런 결과의 동기가 된 듯하다. 결국 두번째 앨범인 In the Wake of Poseidon 녹음 도중 Ian McDonald는 팀을 떠나고, Greg Lake와 Michael Giles스는 두번째 앨범 녹음 후 탈퇴하였다. 



두번째 앨범은 전작의 성공에 영향이 남아있어서 전체적으로는 In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와 상당히 유사한 구조와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진한 멜로트론 곡으로 시작되는 'In the Wake of Poseidon'는 'Epitaph'와 상당히 비슷한 곡으로 역시 평론가들이나 대중에게는 상반된 평을 받은 곡이다. 개인적으론 워낙 첫번째 앨범의 감동이 진하게 남아 있어 두번째 앨범은 전작에 비해 큰 감흥이 오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King Crimson을 제대로 알려고 한다면 두번째 앨범까지만이라도 꼭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지금도 Epitaph의 후렴구인 'Yes I fear tomorrow I'll be crying'이 Creg Lake의 절망적인 목소리로 반복적으로 들려오는 듯하다.


Epitaph 


The wall on which the prophets wrote
Is cracking at the seams.
Upon the instruments of death
The sunlight brightly gleams.
When every man is torn apart
With nightmares and with dreams,
Will no one lay the laurel wreath
As silence drowns the screams.


Between the iron gates of fate,
The seeds of time were sown,
And watered by the deeds of those
Who know and who are known;
Knowledge is a deadly friend
When no one sets the rules.
The fate of all mankind I see
Is in the hands of fools.


Confusion will be my epitaph.
As I crawl a cracked and broken path
If we make it we can all sit back
And laugh.
But I fear tomorrow I'll be crying,
Yes I fear tomorrow I'll be cry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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