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하늘 아래

심리학이 경제학을 만나다.(야마모토 미토시)라는 책, 62p-63p에 있는 내용으로, 주식투자에서 흔히 범할 수 있는 확률에 대한 오류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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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판단은 어렵다.


확률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눈에 띄는 것에만 주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비행기는 위험하니까 자동차를 이용해야지'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치자. 근거는 '비행기 사고의 사망확률이 더 높다'는 믿음에 있다.  비행기 사고가 나면 엉망으로 구겨지고 피로 얼룩진 기체의 모습이 뉴스로 보도된다. 그리고 "탑승객 전원 사망!"이라는 참혹한 자막이 화면을 차지한다. 


이런 비극적 이미지가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서 '높은 확률'로 뇌리에 고착화된다. 실제로는 자동차 사고로 희생될 확률이 훨씬 더 높은데도 말이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항공기 사고에 의한 연간 사망자는 평균 741명 수준이고, 한국에서는 1983~92년의 10년간 총 501명이 비행기 사고로 사망했다. 반면 한국에서 자동차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2000년에만 1만 236명에 이른다.


사고가 났다 하면 대서특필되는 비행기 사고에 비해 자동차 사고는 일일이 언론에서 다루지 않을 뿐 자동차가 비행기를 대체할 만큼 안전하지는 않다.


확률을 무시한 추리


인지심리학에서 자주 사용되는 퀴즈가 있다. 


중학생이었던 A는 학생회 활동에 열심이서서 3학년이 되자 학생회장도 맡았다.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꾸준히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장래에 정치계에 입문하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그후 정치학과에 입학했다고 하던데 어쩌다 보니 20년 가까이 연락이 끊겼다. 그렇다면 현재 A는 다음 중 어느 직업에 종사하고 있을까?


1. 샐러리맨

2. 국회의원

3. 정치부 기자


이 퀴즈의 정답은 1번이다. A에 관한 정보가 20년 동안 결여되어 있는 점이 포인트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아무런 정보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20년 전의 '정치가 지망'이라는 특성만으로 A의 직업을 추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확률적으로 가장 그럴듯한 답을 선책해야 한다. 한국의 국회의원은 299명이다. 겨우 299명뿐인 국회의원이 됐으리라고 판단하는 것은 확률적으로 가능성이 낮다. 남은 답은 정치부 기자와 샐러리맨이지만 숫자상으로는 샐러리맨이 압도적 우위를 보이므로 사전확률을 고려했을 때 가장 적당한 답은 샐러리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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