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하늘 아래

서브프라임사태 +1

[펌글] 주식의 신

투자2010. 5. 31. 22:32

모네타(www.moneta.co.kr)에 있는 글이다. 주식 투자는 역시 여유를 갖고, 시간에 투자하라는 얘기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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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vs실패] 주식의 신,  빵사장(cooki40), 2010/04/16 15:02   조회: 19679   스크랩: 230

주식시장의 많은 이론들과 고수들이 이슬처럼 사라져 갔습니다.
 
그만큼 시장은 인간의 머리보다 지혜롭다라고 할 수도 있고 교활하다고도 할 수 있겠지요. 주식시장에 대한 정의가 많이 있으나 흥미로운 것 중 하나가 있는데요. 켄 피셔가 이야기 한 것으로 주식시장은 한마디로 
 
'투자자 들을 엿먹이는 기제 (The Great Hunmiliator)' 라는 것입니다.
 
단기적으로 든 중기적으로든 시장은 투자주체들을 달달 볶으면서 최대한 주식에 환장하게 만들어 결국 그들을 말아먹는 주식의 속성을 잘 묘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식의 신은 될 수 있는 한 많은 투자자들을 엿먹이고 자신의 쾌락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이 다음과 같은 행동을 하도록 유인합니다. (혹 오해 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아 각주를 달면 다음에서 언급하는 '주의' 는 극단적인 맹신을 뜻하는 것입니다)
 
1) 차트주의: 우리의 뇌는 기억을 기반으로 판단을 합니다. 과거의 차트가 반복된다는 믿음이 있지요. 그래서 '지지' 니 '돌파' 니 하는 말들이 나오는데요. 모두들 '지지' 나 '돌파' 한다고 믿게 했다가 반대로 가면 얼마나 통쾌 하겠습니까? 상대의 맹신을 무터뜨려 반성은 커녕 분노하게 만드는 재미...솔솔하지요. 예측이 틀렸다고 실망하지 마십시오. 예측이 너무 잘 맞아 간다면  아마도 결국 더 큰 사기를 당하게 될 것입니다.
 
2) 손절주의: 주식의 신이 가장 쾌재를 부를때가 투자가들의 손절, 즉 항복을 받아 내는 것입니다. 지난 2-3 년간 펀드는 안전하다고 믿고 오만가지 파생상품 쇼핑하듯이 가입했던 개인들을 리먼 사태로 한방에 날려버렸죠. 공포의 엑소더스는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손절하는 투자들에게 주식의 신은 위로의 말은 전합니다. '시장에선 강한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야' (이것을 좌우명으로 삼는 투자가도 있으니, 정말 손절하는 당신 강한사람?) 다시 살려주고는 깡통바닥까지 마저 긁어가는 전법이지요.
 
3) 몰빵주의: 강아지도 오줌을 아껴서 누는데, 몰빵해주시면 주식의 신께선 황송해 하십니다. 황송한 나머지 몇차례 성공의 기쁨을 주기도 하시지요. 인간에게 성공의 기쁨과 같은 마약은 없습니다. 사회에서 여기서 치이고 저기서 치이고...자신의 재능을 주식시장에서 발견하게 해주시지요. 자신에 대한 확신은 묻지마 몰빵+ 과도한 레버리지로 나타나고 여기까지 와서는 그 사람의 재산과 가족의 미래, 심지어 생명까지 주식 신의 손에 주어지는 것입니다. 주식이 망치는 아니지만 당신의 뒷통수를 때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4) 파생주의: 주식의 신은 50% 찍기 놀이를 아주 잘 이용합니다. 인간이 졌을때 가장 자괴감을 느끼는 것이 50% 찍기놀이거든요. 그래서 만들어 놓은 것이 둘 중의 하나 조건만 맞추면 되는 파생상품들입니다. 헐리웃 영화에서 폭탄제거할 때 빨간선일까 파란선일까 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요. 주인공은 항상 답을 맞춥니다 ㅎㅎ. 이렇게 자신이 주인공이라 믿는 개인들은 언젠가 이 찍기 놀이에서 승리할 것이라 믿는데요.
 
상승장이냐 하락장이냐/ 투자물량과 기간/ 레버리지 정도/ 메이저의 의지 등등...변수들의 조합을 생각하면 단기예측은 거의 불가능한 것이고요. 다만, 예측이 맞았다 혹은 아깝게 틀렸다고 생각하는 믿음만이 남을 뿐이지요. 이러한 파생주의가 결국 서브프라임 사태로 발전하게 되었으니 이를 '나비효과' 라고 해야 하나요 아니면 '프랙탈' 이라고 해야 할까요. 어쨋든 파생은 하지 마세요. (혹자는 헷지를 위해 파생한다고 하는데... 일명 커버드 콜, 실상은 네이키드 풋 매도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말장난이지요)
 
5) 잘못된 '주의'를 전파하는 전도사들: 주식의 신은 자신의 깡통놀이에 길들여진 많은 제자들을 배출합니다. 차트도사, 파생도사, 각종 찍기도사...이들은 많은 초보자들을 자신들의 주인이 만든 함정으로 인도하는 사람들입니다. 추천종목 중 오른 것 만가지고 1000% 수익이다 선전하고, 손해보면, 내가 손절의 원칙 이야기 하지 않았느냐...
 
간단히 말해 무한수익 주장하는 카페가입하지 마십시오. 전화도 하지 마시고요. 내 피같은 돈으로 이들의 생활비를 수혈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는 것입니다. 매번 수십배 수익을 올릴 기법이 있다면  왜 회원모집을 합니까? 전(화)도사들은 그렇게 유망하다는 종목은 이야기 않고 정작 엉뚱한 이야기로 시간을 끌어야 할까요?
 
그리고 더욱 조심해야할 전도사들이 있습니다. 기관과 언론사의 애널들입니다. 이들은 메이저의 이익과 결탁되어 있어 자신의 임무가 무엇인지 너무도 잘 아는 자들입니다. 개미들이 돈있을 때 펀드 넣으라고 하는데 이때가 상투요, 경기가 않좋으니 주식을 팔라고 하는데 이때가 정작 이들이 매수하고 싶어하는 때 이거든요.
 
저는 고수는 아니지만 저를 포함한 초보분들에게 권고드릴 말씀은,
 
- 될 수 있으면 주식을 하지 말고 생업에 매진해라.
 
- 그래도 주식을 하려거든 ETF 부터 시작해라,
 
- 그래도 현물로 하겠거든 적어도 위의 다섯가지를 주의해라, 그리고 감내할 만한 선에서 투자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주식의 신이 그렇게 뛰어나다면 수익은 오직 행운이냐?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빌 밀러, 빌 그로스, 피터린치 등 선배들이 단지 운이 좋아 전설적인 수익을 내었을까요? 실제로 시장의 신에게 놀아나지 않고 주식시장을 즐기는 1% 가 있는데요. 이들은 주식의 신이 가장 재미없어 하는 성정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1) 자기반성과 투자원칙:
주식의 신이 무서워 하는 부류가 실수를 안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사람들 입니다. 대부분 수익이 나면 자기 실력이고 손실나면 시황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1% 의 분들은 비록 깡통이 되더라도 실패를 통해 새로운 통찰력을 갖게 됩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지요. 이러한 시행착오를 반복하면 투자원칙이 생기는데요. 이들은 자신을 믿지 않고 투자원칙을 믿습니다. 투자원칙은 주식 신의 흔들기에 대항할 수 있는 막강한 무기가 됩니다.
 
어떻게 반성하냐고요? 오늘 당장 주식 시작한 연도부터 (최근 계좌까시는 많은 분들처럼 올해 4 월부터 말고요 ㅎㅎ)  오늘 까지 수익율을 계산해 보세요. 만일 마이너스거나 본전이라면 뼈저린 반성을 해야하는 충분한 이유가 생기는 것입니다. 쉽다고요?
 
--> 주식의 신은 당신에게 속삭입니다. '네 잘못이 아니야. 운이 나빴을 뿐이고 너만은 앞으로 잘 될 것이야'
 
2) 추세에 투자한다:
주식의 신도 결국 돈가방이 있어야 하는데요. 돈가방은 세계경제의 흐름과 어느정도 맞물려 있습니다. 도박을 하려해도 돈이 있어야 하는 원리인데요. 쥬글라 싸이클이라고 하는 10 년 주기, 혹은 유동성 장세 --> 실적장세 ---> 역금융 장세---> 역실적장세가 그것입니다. 파도는 예측할 수 없으나 밀물과 썰물은 예측할 수 있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주식의 신도 해와 달을 움직일 수는 없거든요.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 이러한 순환 원리를 여러분이 알고 있을지라도 실천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는 점입니다. 지금이 바닥이 아니다, 베어마켓랠리다, 더블딥온다, 출구전략 등등  주식의 신은 작금의 추세가 어느위치인지 알 수 없도록 집요한 방해공작을 합니다. 오죽하면 올해같은 전대미문의 상승장에서 기관이 주식을 팔고 채권을 사겠습니까.
 
3) 시간에 투자한다:
주식의 신이 가장 짜증나는 스타일입니다. 여윳돈 넣어 놓고 생업에 종사하다가 때되면 수익을 챙기는 스타일. 내내 주식 안하다가 하락장 오면 천천히들어와 무조건 오를때를 기다려 팔고는 여행가는 스타일...내가 신이라도 정말 짜증나지요. 일단 들어오면 수익을 낼 때까지 기다릴 충분한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제가 존경하는 분들은 단기간 이삼백프로 수익낸 분들이 아니라 손실을 보았을때 시간과의 싸움을 극복하여 기어이 수익으로 만드는 능력과 전략이 있으신 분들입니다.
 
--> 시간으로 버티는 분들에게 주식의 신은 돈줄테니 제발 나가달라고 합니다 (카지노에서 잭팟 두번나오면 비슷한 상황 경험하시게 된다죠?)
 
4) 회사에 투자한다:
회사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스타일입니다. 주로 경영 CEO 들이 하는 형태인데요. 일단 주가가 회사의 가치 대비 싸다 싶으면 과감히 투자를 하지요. 회사의 미래를 보고 한 것이니 단기 변동성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밭에 보물이 뭍혀있다면 그 밭의 시세가 어떻든 매수하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옆집 밭의 시세는 어떻고 경기가 어떻고 다 부질없는 논쟁...이런 분들은 보물을 감추고 있는 회사들을 발굴하려고 애씁니다. 중국에 제일 부호가 된 어느 주식 투자가는' 발품을 팔아 좋은 회사를 샀을 뿐' 이라는 말을 남겼다지요.
 
단, 일반개미들이 생업에 종사하면서 회사에 대한 주요 정보를 얻기란 쉽지않습니다. 그래서 개미는 생활 속에서 정보를 유추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바나나 우유 먹어보고는 이거 대박인데, 하고 80 년 대 초에 빙그레에 투자했다면, 전국민의 피로회복제 박카스는 맛있어 하고 동아제약을 매수 했다면...
 
--> 주식의 신이 어쩌지 못하는 것이 회사의 매출이요 매출은 우리 생활 속의 시장에서 결정된다는 원리를 기억하십시오. 
 
종합하면,
 
주식시장은 실물경제와 경제주체들의 심리적 작용에 의해 불확정성과 변동성이 극대화 되는 공간입니다. 적어도 주식을 시작하기 전에 이러한 주식시장의 성질과 위험성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할만한 대안을 항상 생각 하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차피 짧은 인생입니다. 기왕 주식에 입문하셨다면 좀 더 긴 호흡으로 포지션을 정할 수 있는 능력과 여유로 무장하셔야 합니다. 이러한 여유를 가지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주식의 신을 엿먹일 그날을 기대하면서...
 
출처 : 팍스넷 갑천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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