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하늘 아래

네트워크 이론은 자연계의 다양한 현상을 분해적이고 환원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살아있는 유기체로서 구성 성분간 관계를 설명하려는 이론이다. 


네트워크 이론에서 자연계는 구성 성분간 다양하고 복잡한 상호작용 현상들의 집합체, 즉 복잡계로 간주되고 있으며, 1980년대 이후 정보통신 분야 뿐만 아니라 생물학, 과학, 사회학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서로 다른 많은 수의 객체(노드)들간의 복잡한 상호작용(링크)이 얽혀진 네트워크를 분석함으로써 복잡계의 구조, 성질 및 그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들을 이해하려고 하고 있다.


이러한 복잡계 네트워크 이론의 창시자인 A.L.바라바시가 쓴 책 『링크Linked - The New Science of Network』는 네트워크 이론에 관한 체계적인 해설서이다. 


노드와 링크, 허브와 커넥터 등 네트워크 이론의 기본 요소들로부터 '척도 없는 모델'로 일컫는 네트워크 구조의 기본특성들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또한 오일러의 그래프 이론(Graph Theory)에서 에르되스의 무작위 네트워크 이론(Random Network Theory), 스탠리 밀그램의 '여섯 단계의 분리(Six Degrees of Separation)', 와츠-스토르가츠의 클러스터화된(Clustered) 좁은 세상(Small Worlds) 이론, 보즈-아인슈타인 응축(Bose-Einstein condensation)에 이르기까지 네트워크 이론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책은 결코 쉽지는 않다. 멱함수 법칙, 에르되스 넘버, 척도 없는 모델 등 네트워크 이론의 기본 개념들은 차근차근 따라가지 않으면 금세 머릿속을 복잡하게 얽혀 버린다. 그렇지만 상세한 그림과 체계적인 설명을 덧붙여 네트워크 이론의 개념을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다.


또한 과학적인 설명에 그치지 않고 왜 네트워크 이론이 우리에게 중요한지를 실제적인 예를 통해 구체적으로 적용시켜서 보여주고 있다. 야후를 마비시킨 마피아 소년, 기독교를 널리 전파한 그리스도교의 유명한 허브(HUB) 사도 바울, 허브를 통한 에이즈의 세계적 전파과정, 9.11 테러가 보여준 허브의 중요성과 네트워크의 복구 능력 등 네트워크와 관련된 사건들은 네트워크 이론을 통해 살펴보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네트워크 이론을 통해 80/20법칙, 빈익빈 부익부의 경제적 법칙들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무작위적으로만 보이는 인터넷의 웹구조나 검색엔진도 사실은 척도없는 모델의 전형적인 모델이고, 또한 인간의 유전자 구조를 밝혀낸 게놈 프로젝트도 실은 인체 네트워크의 구조를 밝히는 작업임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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