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하늘 아래

좋은 회사를 선택하고, 회사가치에 비해 시장가격에 비해 저평가 되었을 때 사라고 하는 가치투자의 기본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글입니다. 


물론 좋은 회사를 선택하는 것과 시장가격에 비해 저평가 되었음을 판단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고 개인별로 그 기준이 서로 다를 것이지만 읽어볼 만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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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뉴스 > 이데일리 2008-04-14 12:21

[이데일리 하상주 칼럼니스트] 


최근에 주가가 많이 떨어지자 어떤 사람이 이제 한국의 모든 회사는 가치투자 대상이 되었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이 말은 당연히 잘못된 말이다. 왜 그럴까?


가치투자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좋은 회사를 싼 값에 사는 것이라고 본다. 오늘은 가치투자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과연 어떤 회사가 좋은 회사인지 살펴보기로 한다.


1.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 


회사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회사 사업에 대해 설명해두고 있다. 이때 이것을 읽고 회사의 사업 내용에 대해 이해가 가야 한다. 무얼 많이 적어두었는데 읽어 보아도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이해가 되지 않으면 그런 회사는 피해야 한다.


2. 고객과 공급자의 숫자가 많아야 한다. 


고객이나 공급자의 숫자가 적으면 회사는 이들과의 관계에서 낮은 위치에 서게 된다. 이들의 숫자가 많으면 한두 고객이나 공급자가 떠나도 회사가 받는 충격은 그리 크지 않다. 특히 회사가 소수의 대형 고객에게 판매를 의지하고 있다면 이는 매우 위험하다. 증설을 했는데 한두 고객이 구매를 중단하여 갑자기 실적이 악화되거나 부도 상황으로까지 몰리는 경우가 자주 있다.


3. 회사가 갖고 있는 위험은 무엇인가? 


회사는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위험을 만나게 된다. 회사의 사업보고서에서는 주로 일반적인 위험을 열거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일반적인 위험이 아니라 아주 구체적인 위험이다. 예를 들어 소매 유통업체인 경우, 온라인 판매 회사의 등장은 매우 구체적인 위험이다. 회사가 이런 위험에 어떤 대응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4. 제품/서비스의 성격 


회사가 만들어내는 제품이 산업용인지 소비재인지, 소비재라면 내구소비재인지 반복구매 소비재인지 알아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반복구매 하는 소비재다. 이런 제품은 경기변동에 영업실적이 별로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성격의 제품은 경쟁이 심하다. 그래서 이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무엇인가를 가진 회사를 찾아야 한다.


5. 일관성 


과거 일정 기간 영업실적에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매출액이 일정한 속도로 안정적으로 늘어난다거나 매출영업이익률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한다든가 하는 것이다. 물론 과거가 그대로 미래에도 되풀이되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 영업실적에 변동이 심한 회사에 비해서는 안정적인 회사가 미래를 짐작하기 더 쉽다.


6. 높은 자본이익률 


위의 1~5까지를 모두 만족하는 회사가 있다고 해도 만약 자본이익률이 낮다면 그런 회사는 버려야 한다. 자본이익률이 얼마 정도이어야 될까? 자본조달비용보다 높으면 된다. 그럼 자본조달비용은 얼마 정도면 좋을까? 물론 회사의 영업위험이나 재무위험의 정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보통은 시중 금리 수준에 약간을 더 추가한 수준, 예를 들면 지금이면 10% 정도면 될 것이다.


자본이익률은 어떻게 계산할까? 자본이익률에는 약 3가지가 있다. 하나는 주주자본을 순이익과 비교한 주주자본순이익률, 즉 ROE이고, 다른 한 가지는 총자산을 영업이익과 비교한 총자산영업이익률(ROA)이고, 마지막으로 실질자본투자액 대비 이 투자액에서 만들어내는 이익을 비교한 투하자본이익률(ROC)이다.


자, 그럼 이런 기준에 맞는 회사가 과연 한국에 얼마나 될까? 누구의 말처럼 이제 한국의 모든 회사가 이런 기준을 충족하는 회사가 된 것일까? 이미 충분히 짐작했겠지만 주가가 올라가거나 내려간다고 가치투자에 적합했던 회사가 아닌 회사로 바뀌고 반대로 아니었던 회사가 적합한 회사로 둔갑을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이런 기준에 맞는 회사가 과연 몇 개나 될까? 투자가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겠지만 다섯 손가락을 꼽기가 어려울 것이다. 더욱이 이런 회사이면서 가치에 비해 시장 가격이 싼 회사는 더욱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지만 가치투자 역시 연습된 사람에게는 편하지만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투자 방법이다.


[하상주 가치투자교실 대표]

*이 글을 쓴 하 대표는 <영업보고서로 보는 좋은 회사 나쁜 회사(2007년 개정판)>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의 홈페이지 http://www.haclass.com으로 가면 다른 글들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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