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하늘 아래

DLS는 만능일까?

투자2010. 11. 3. 22:37
(신한금융투자 > 교육센터 > 절세테크 PLUS > 재테크 컬럼에 있는 글임을 밝힘니다. )


흔히 DLS의 가장 큰 장점으로 "1. 다양한 투자대상, 2. 다양한 상품구조"를 들곤 한다.


DLS의 기초자산은 이자율, 통화(환율), 실물자산(금, 원유, 구리, 설탕 등등), 신용위험(기업신용등급의 변동, 파산) 등 매우 다양하며, 상품구조도 원금보장정도, 옵션의 종류, 투자기간 등에 따라 다양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시장상황 혹은 투자자의 투자성향에 따라 탄력적인 상품구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도 과연 그럴까?


우선 기초자산을 살펴보자.


DLS란 파생금융상품과 유가증권이 결합한 신종증권(파생결합증권)으로, DLS의 기초자산에는 이론적인 제한은 없으며, 객관적으로 측정 가능한 리스크라면 모두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실무적인 DLS 상품제조의 측면에서 보자면, 어떤 대상을 기초자산으로 해서 DLS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헷지(Hedge)가 가능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시장에서 언제든지 손쉽게 헷지가 가능한 자산은 극히 제한되어 있다. 풍부한 유동성(거래량), 신뢰할 수 있는 가격정보 제공기관 혹은 거래소 등등의 여러 요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이론과 현실의 괴리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목 중 하나인 반도체D램의 경우, 신뢰할 수 있는 가격정보 제공기관이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DLS의 기초자산으로 하기에 곤란하며, 따라서 D램 가격 상승(혹은 하락)에 연계된 DLS에 투자하고 싶어하는 고객의 needs가 있어도 현재로서는 그러한 needs를 충족시켜드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상품구조의 측면은 어떨까?


DLS의 상품구조는 기본적으로 옵션의 형태이다. 현재 국내에서 발행되는 DLS의 경우, 대부분 대형 외국계 투자은행 등에서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옵션을 매수해서 복제하는 방식(BTB Hedge)이며, 자체 헷지는 특수한 몇몇 상품에 제한되어 있다. 


그런데 옵션이란 구조가 좋으면 가격이 비싸지는 것이 당연지사이다. 적확한 비유는 아니지만, "상품구조가 아주 매력적인 DLS = Deep ITM인 옵션"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한편 DLS 투자원금의 대부분은 예금 또는 채권에 투자되고 거기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프리미엄을 지급하므로 옵션의 대가로 지불하는 프리미엄은 현재 우리나라의 금리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지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즉, 쓸 수 있는 프리미엄이 넉넉하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서 다시 현실적 제약이 발생한다.


2009년 상반기부터 이미 시장에는 가까운 시일 내에 위안화가 절상될 것으로 예상하는 고객들이 다수 존재했었고, 위안화 절상에 투자하고자 하는 고객들의 needs는 강렬했다. 그러나 이 경우는 시장의 예상이 한 방향으로 일치하다시피 하는 사안이므로 위안화 절상에 연계된 매력적인 구조의 옵션은 가격이 천정부지였다. 결국 매수 가능한 위안화 절상 연계 옵션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한 구조뿐이라는 고민이 발생하는 것이다.


쓰고 보니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마치 DLS는 한계와 제약뿐인 상품이고 만능열쇠는커녕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주운 열쇠 같은 느낌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는 않다. 지나친 환상을 경계하고 현실적 제약을 인지시키려는 것일 뿐 DLS의 무한한 가능성을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 9일 17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25bp의 기준금리인상을 단행했으며, 앞으로도 당분간은 지속적인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DLS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또한 글로벌 경제와 시장이 발달함에 따라 점점 더 많은 상품, 자산 등이 DLS의 기초자산으로 가능해지게 될 것이며, 좀더 다양하고 전문화된 상품제조기법의 발달로 같은 가격으로도 좀더 좋은 구조의 상품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DLS는 "신종"증권, "신종"금융상품이다. 주식, 채권 등 기존의 전통적인 상품에 비해 아직은 걸음마 단계의 상품이지만 정말 말 그대로 무한한 가능성이 존재하는 상품이다. 만능열쇠는 아니지만 만능열쇠가 될 가능성은 충분한. 그리고 그 가능성을 현실화하기 위해 오늘도 각 사(社)의 DLS 담당자들은 불철주야 끊임없는 고민과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다. 어떤 DLS 세일즈 담당자의 캐치프레이즈처럼.


"Needs만 알려주십시오, 고민은 우리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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