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하늘 아래

기사 중간에 증권사 펀드리서치 팀장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ELS는 발행자가 손해보는 구조는 결코 아니다. 


“증권사들은 ELS를 발행하면서 ‘주가가 빠질 때, 올라갈 때, 정체할 때’를 모두 시뮬레이션 해서 아주 조심하고 신중을 기해 발행한다” “때문에 발행하는 쪽이 손해를 안 보게끔 돼 있다.”


결국 원금 보장 ELS가 그나마 보수적인 투자자에겐 적절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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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의 그림자②] '수익률 덫'의 비밀은, 2010년 06월 02일 (수) 10:19   뉴스핌


[뉴스핌] ELS(주가연계증권) 발행규모가 사상 최대인 2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시중 풍부한 유동자금이 저금리, 부동산시장 침체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고수익 저위험 투자상품인 ELS로 모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잊을만하면 터져나오는 ELS 관련 사고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이에 온라인 종합경제미디어인 뉴스핌은 ELS의 운용방식과 사고가 발생하는 이유 그리고 관계당국의 감독 방향 등을 알아봤다. <편집자> 


◆ '주가 10% 떨어졌는데도 15% 수익률 보장'… 비밀은?


[뉴스핌=김성덕 기자] 그런데 상식적으로 주가가 10% 떨어지는데도 15%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게 가능할까? 여기에 ELS의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ELS는 투자금의 일부를 주가지수 옵션 등에 투자해 이익을 창출한다. 옵션은 위험성이 대단히 큰 데 반해 잘만 하면 투자금 대비 수십 배의 수익을 거둘 수 있어, 증권사들은 여기서 창출된 이익금으로 ELS 가입자들에게 수익을 돌려준다.


문제는 증권사들이 옵션으로 손해를 보거나 예상한 이익을 내지 못했을 경우다. 이 경우 조기상환 평가일에 기초자산이 조기상환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상황이 생기면 증권사들은 이 조건을 깨뜨릴 유혹에 빠질 수 있다. 


경제전문 법무법인의 한 변호사는 “증권사에서는 주로 옵션거래를 통해 ELS 수익을 만들어 내는데 예상한 수익이 충분히 안 나왔을 경우 투자자들에게 돌려줄 수익금을 자기네들 돈으로 메워 넣어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며 “이럴 때 (기초자산의) 주가가 간당간당하면 떨어뜨리고 싶은 유혹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면 중도상환일에 대거 낮은 가격에 팔고, 그 뒤에 다시 비싼 가격에 주식을 매입한다면 이는 정상적인 거래라고 볼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이것은 (증권사가) 그럴만한 강한 유혹이 있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했다.


지난달 27일 발생한 '한화-LG디스플레이 스텝다운 조기상환형 ELS'가 이런 의혹을 받고 있다. LG는 조기상환 가격을 훌쩍 넘겼지만, 장후반 한화 매물이 쏟아지면서 조기상환 가격에 300원 부족한 가격으로 장을 마쳤다. 


투자자들은 원금의 42.4%(연 21.2%) 수익을 눈 앞에서 날려야했다. 해당 증권사는 “외국계의 대량 매도가 원인”이라며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이런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의 스텝다운형을 약간 변형해 조기 및 만기상환평가일을 각각 3일로 늘린 ‘트리플 찬스 스텝다운형’ 상품도 등장했다. 3일중에 하루라도 조건에 부합하면 상환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역시 '시세조작' 의혹을 완전히 불식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 "지수 간당간당하면 커지는 검은 유혹… 백투백 거래도 문제"


일부 전문가들은 ELS는 발행할 때부터 문제가 있는 상품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스텝다운형의 경우 주가하락을 예상하고 만든 상품으로 주가상승장에서는 이런 상품 자체가 나올 수 없다는 것. 다시 말해 어떤 식으로든 증권사가 손해 보지 않게끔 설정돼 있다는 주장이다. 


한 증권사 펀드리서치 팀장은 “(증시가) 아주 가격이 좋은 조건일 때는 ELS 발행이 안 된다”며 “발행되더라도 기초자산 둘 중에 하나는 알쏭달쏭하거나 문제소지가 있는 게 많다”고 말했다. 


그는 “증권사들은 ELS를 발행하면서 ‘주가가 빠질 때, 올라갈 때, 정체할 때’를 모두 시뮬레이션 해서 아주 조심하고 신중을 기해 발행한다”며 “때문에 발행하는 쪽이 손해를 안 보게끔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 역시 “증권사가 필요할 경우 지수 조작에 나설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현재는 규정이 다소 강화됐지만 백투백 거래도 이런 의혹을 가중시킨다. 백투백 거래란 국내 증권사는 ELS 발행만 담당할 뿐 실제 운용(헤지)은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맡는 방식을 말한다. 


국내 증권사와 외국계 회사들이 담합한다면 얼마든지 투자자들을 농락할 수 있다. 굳이 담합하지 않더라도 한 다리 건너서 일어나는 일이므로 일반 투자자들은 해당 주식의 ‘정상거래 여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고의가 아니라고 하면 별 도리가 없는 것 아니냐”며 “ELS에 가입할 때는 시황과 기초자산 등을 면밀하게 따져보고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덕(kims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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